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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12-21 07:46
수험생 두번 울리는 대학의 '1+3' 전형 - 한국 대학신문(2011.02.24)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0,274  
 

서울 주요대학들이 1+3전형으로 유학 장사를 하고 있다. 수능·토플 성적 없이 해외 명문대 입학이 가능하다며 입시경쟁에서 밀려난 학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국내대학이 외국대학의 교육과정을 대신 운영하는 것으로 현행법에 저촉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피해사례도 발생하고 있지만 교과부는 관련 법령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 서울 주요 8개大 ‘1+3전형’ 모집 = 1+3전형은 국내대학에서 1년, 외국대학에서 3년을 다닌 후 외국대학 학위를 받는 유학프로그램이다. 국내대학이 외국대학과 협약을 맺고 1학년 교육과정을 위탁받아 운영한다. 수능·토플 성적 없이 입학이 가능하기 때문에 입시경쟁에서 밀려난 학생들이 일종의 돌파구로 이 전형에 몰리고 있다.

현재 1+3 전형을 운영하는 대학은 중앙대·서강대·세종대·동국대·서울교대·건국대·한양대·한국외대 등 8개 대학이다. 이들 대학은 △미네소타대(서울교대) △캘리포니아주립대(중앙대) △그리스피대 등 2개교 (세종대) △발도스타주립대(동국대) △뉴캐슬대 등 12개교(서강대) △텍사스A&M주립대(건국대) △아이오와대 등 78개교(한양대) △뉴욕주립대(한국외대) 등과 위탁교육 협약을 체결, 올해만 총 1500여명의 유학생을 선발했다.

그러나 현행법에 따르면 1+3 전형은 위법이란 지적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국내에서의 외국대학 학위취득은 복수학위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국내 대학과 외국대학이 협정을 맺은 뒤 국내 대학에 학적을 둔 학생들만 해외대학의 학위를 받을 수 있다. 

1+3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대학으로부터 ‘평생교육원생’이나 ‘교환방문학생’이란 신분을 부여받는다. 국내 대학에 학적을 두지 않는 학생들이 해외대학 학위취득이 가능한 전형에 입학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란 얘기다.

■ 불법 교육과정…유학업체와 3자 계약도 = 대학들도 이점을 잘 알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이 교내 평생교육원에서 학점은행제 형태로 이 과정을 운영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외국대학의 교육과정을 평생교육원에 개설해두고, 학점을 이수토록 하는 것이다. ‘평생학습사회 구현’이란 취지로 도입된 학점은행제가 일부 대학에 의해 악용되고 있는 셈이다.

서울교대(평생교육원)· 건국대(미래지식교육원)· 한양대(사회교육원) 등 총 6개 대학이 이 같은 방식으로 1+3 전형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교대 관계자는 “대학이 직접 운영하면 위법 소지가 있어 1+3 전형을 평생교육원을 통해 학점은행제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대와 한국외대는 이들 대학 교양학부에서 외국대학 교양학점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외국대학 교육과정을 대신 운영하는 것으로 위법이지만, 중앙대 관계자는 “1+3전형 학생들은 입학부터 외국대학 학생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사실상 교환방문학생 자격으로 중앙대를 방문, 수업을 듣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 유학업체와 3자 계약 ‘유학장사’ 비판 = 이들 대학 가운데는 사설업체와 외국대학, 평생교육원이 3자 계약을 맺고 운영하는 곳도 있다. 서강대 국제문화교육원은 한국국제교육개발원과, 서울교대 평생교육원은 종합유통콘텐츠사인 중앙G&S, 한국외대는 한미교육위원회와 외국대학이 각각 계약을 맺고 1+3전형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강의는 이들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진행하고, 학생 모집부터 선발, 전체 학사관리까지 실질 운영은 사설 업체가 맡는 식이다. 

운영은 평생교육원과 사설유학업체가 담당하고, 대학은 이름을 빌려주며 유학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지역 사립대 관계자는 “인지도 있는 대학일수록 학생 모집률이 높아 수익이 많이 남는다”며 “사설 유학업체들이 서울 주요 대학과 계약을 맺는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이 전형을 운영하는 대학들은 등록금 수입은 물론 외국대학으로부터도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는다. 외국대학의 학생유치 수요와 대입에 실패한 수험생의 유학 수요를 이용,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1+3전형 등록금 수입료 중 20~40%가 국내대학의 몫”이라며 “외국대학들로부터 받는 수수료 액수는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1+3전형의 평균 등록금이 20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대학으로선 학생 한 명당 400여만원의 등록금 수입과 외국대학으로부터 받는 수수료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정원과 상관없이 학생들을 뽑아 부수입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 해외대학 진학 못한 피해 사례도 = 학생들은 대학의 공신력을 보고 1+3전형에 지원하지만, 실상 수익사업 형태로 운영되다 보니 피해사례도 발생한다. 신입생 확보율을 높이기 위해 성적기준 없이 학생을 받다보니, 최종 외국대학 입학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거절당하는 경우도 종종 나타난다.

실제 지난 2009년 ‘숭실-호주 유타스대 전형’으로 유타스대 간호학과에 지원한 5명의 학생 중 무려 4명이 호주 유타스대로 입학하지 못했다. 현재 이 학생들의 학부모들은 유학업체를 상대로 2년째 소송을 진행 중이다. 당초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 책임을 물으려했지만, 학교는 외주업체와 계약을 맺고 일부 교육만 담당했을 뿐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유학업체도“입학 당시 일정한 성적이 안 되면 2학년에 올라갈 수 없다는 ‘조건부 입학’을 명시했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 전형에 지원했던 조모씨의 어머니는 “조건부 입학이라고는 했지만 1년 후면 입학이 가능할 정도의 성적을 만들어 주겠다고 장담했기 때문에 믿고 아이를 맡긴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피해자인 황모씨의 아버지도 “결국 다시 유학을 준비해 호주의 다른 대학 1학년으로 아이를 입학시켰다. 1+3전형으로 인한 비용과 시간낭비도 문제지만 아이가 대입과정에서 상처를 많이 입었다”고 토로했다. 이 사건 이후 숭실대는 유학업체와의 계약을 파기했고, 1+3전형의 운영도 중단했다.

■ 관령법령 미비 손 놓은 교과부 = 학생들의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관리·감독할 교과부는 관련 법령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

민미홍 사무관은 “1+3전형이 고등교육법에 위배되지만 이를 규제할 법령이 미비한 상황”이라며 “대학별로 운영 실태를 파악해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생학습정책과 양호석 사무관도 “현재로선 대학에 책임소재를 묻기 어렵다”며 “불법성 판단여부를 떠나 국내대학이 유학브로커 역할을 하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만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니, 부작용을 우려하는 대학 관계자들은 학생들의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지역대학 관계자는 “관련 법령이 미비한 상황에서 피해를 입는 쪽은 학생들”이라며 “학생들이 국내대학 간판만 보고 무조건 유학을 결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